묘역 평준화로 계급에 따른 차별 없애야

국립서울현충원
국립서울현충원

5월의 따스한 햇볕이 비치는 현충원을 방문했다.

현충원은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이 잠든 곳으로, 해매다 6월이 되면 바빠진다.

올해도 6월 6일 현충일을 앞두고 묘역마다 단장이 한창이었다. 곳곳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자신들이 맡은 묘역을 정비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묘역에 설치된 비석 앞에는 태극기와 꽃다발 등이 배치돼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넋을 달래주고 있었다.

그런데 특정 묘역에는 비석만 있을 뿐, 태극기와 꽃다발을 찾아볼 수 없었다.

어찌된 영문일까 싶어 현충원 관계자에 물었더니 이런 대답을 내놨다.

“잔디가 길어져 깎느라고 일괄적으로 정리해놓은 겁니다. 잔디깎기가 끝나면 태극기도 꽂고 유족이 찾아와 꽃다발도 놓겠지요.”

그러고보니 묘역 하나에만 태극기가 없는 것이 아니었다. 묘역 여러 곳이 정비중이었고, 그곳 비석 앞에는 태극기나 꽃다발이 없었다.

또하나 눈길을 끄는 것은 병사와 부사관의 묘역은 상대적으로 현충원 하층부에, 장군 묘역은 상층부에 배치된 점이다.

대한민국을 이끈 전직 대통령인 이승만·박정희·김대중의 묘소가 따로 마련된 것은 그러려니 할 수 있다.

세 분의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산업화·민주화에 큰 공을 세운 분들이라는 명분이 있다.

그런데 장군 묘역이 병사·부사관 묘역과 따로 조성된 이유는 무엇일까.

나라를 위해 헌신했다는 점에서 따져볼 때 장군·부사관·병사의 역할과 중요성은 경중을 따지기 어렵다.

생전의 계급이 사후의 위치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점은 납득하기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 점에서 2013년 11월 25일 세상을 떠난 월남전 참전 초대 사령관 채명신 장군이 “장군의 묘역에 안장해달라”고 유언을 남긴 것은 특기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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